UPDATED. 2021-04-13 17: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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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우리가 성장하던 시절에는 모든 것이 귀하기만 했다. 가방 대신 보자기에 교과서와 공책을 싸서 둘러메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다. 연습장은 이면지를 묶어 사용했고, 몽당연필은 깎지를 끼워 썼다. 형과 언니의 옷을 동생이 물려받아 꿰매고 기워 입으며 다녔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성장 과정에서 외화보유액 부족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이때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권장하는 ‘아·나·바·다 운동’(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이 널리 확산했다.산업이 발달하면서 우리 경제가 성장기에 들어섰을 때 한동안 ‘소비가 미덕’이란 말도 있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해야만 생산하게 되고, 물건을 만들어야 고용이 이뤄져 기업이 살면서 경제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돈을 벌어 저축만 하면 내수시장이 위축되므로 소비활동을 멈추지 않는 것이 경제의 동력이 된단다. 그러므로 재화를 소모하는 것이야말로 경제를 살리는 아름다운 행위라는 것이다.요즈음 손주들과 함께 지내며 어린아이들의 소비 형태를 보고는 죄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포장도 뜯지 않은 간식거리가 이리저리 뒹굴고, 인형과 장난감이 마구 흐트러진 채 여기저기 쌓여 있다. 책상 위에는 크레파스와 연필이 수북하고, 펼쳐보지도 않은 동화책이 책꽂이 안에 웅크리고 있다. 물티슈와 화장지를 마구 뽑아 던져놓고, 멀쩡한 물건도 그냥 쓰레기통에 내버린다. 요즘 아이들은 아까운 것을 전혀 모른다.올봄은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는 덕분에 봄볕을 받은 유채꽃, 벚꽃 등이 예년보다 삼사일 일찍 피었다고 기상청에서 발표했다. 이렇게 해마다 개화 시기가 빨라지는 것을 지구 온난화 영향이라고 걱정한다. 그러므로 봄꽃이 일찍 피는 것을 기뻐할 만한 일은 못 된다. 우리들의 과소비로 기온이 오르고, 미세먼지가 늘어난다. 지나친 소비는 환경을 피폐하게 하고, 정신건강을 해치기까지 한다.환경론자들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주어진 생태 자원을 과소비하는 나라다. 수입은 적은 데 우선 쓰고 보자는 심정으로 과다 지출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 가운데 필요 이상으로 사용한 분량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된단다. 우리는 지금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환경, 후대가 사용해야 할 자원을 미리 앞당겨 소비하고 있다. 그래서 자원이 점차 고갈되고, 환경은 오염되며, 생명체는 멸종해 가고 있다고 경고한다.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집 앞에 세워둔 자동차가 뽀얗게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먼지를 털어내고 차에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해 유치원이 휴원 중이어서 우리 내외는 어린 손주들의 유치원 등·하원까지 책임져야 한다. 긴급 돌보미 서비스를 받는 아이들은 부모가 유치원에 직접 데려다주고 데려와야 해서다.아이들이 차를 탈 때마다 할아버지 자동차가 너무 낡았다며 새 차로 바꾸라고 성화다. 그러고 보니 지금 타고 다니는 차를 구매한 지 벌써 13년이 지났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노인이나 마찬가지다. 처음엔 검정 승용차에 먼지가 앉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털어내고, 내부 세차도 말끔히 하며 깨끗하게 관리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긁히고 부딪쳐 상처를 입고 변색돼 차에 대한 애정도 상대적으로 식었다. 차를 닦고 관리하는 일도 이제는 손을 놓았다.그렇지만 우리 가족을 실어 나르는 애마 노릇을 충실히 해왔기에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편안하다. 언제든지 시동을 걸고 목적지를 향해 페달을 밟으면 어김없이 안내하면서 속 썩이지 않고 17만㎞를 함께 달려왔다.이렇게 깊은 정이 들고 믿음직스러운 소유물이지만, 날이 갈수록 눈에 들어오는 겉모습은 낡고 볼품없이 초라하기만 하다. 헌 차를 타다가 자칫 사고라도 나면 안 된다는 아이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서라도 차를 바꿔야 하지만 내키지 않는다. 아이들이 걱정해도 내가 스스로 아끼고 절약해 우리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다. 소비가 결코 미덕만은 아니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3 16:44

[금강일보] 4·7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거의 전 지역, 전 연령층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압승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으나 불과 1년 만에 민심이 크게 변화한 것이다. 최근 10여 년간 치러진 선거는 대부분 어느 진영으로 크게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필자는 우리사회가 진영·세대·지역 간 갈등이 심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보화 시대를 거치면서 공동체나 국가관보다는 이익 편향적 개인주의가 커진 데 기인하기도 하지만 각종 양극화 요소를 정치권이 편 가르기로 부추겼고, 교육적으로 바른 가치관을 정립시키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한마디로 후보의 자질은 온데 간데 없는 정권심판 선거였다. 공정과 정의를 기치로 집권한 정부가 국민을 지나치게 편 가르기 하고 내로남불식 위선적 내편 감싸기로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훼손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도 여당 후보들이 참패한 원인을 분석하면서 ‘Naeronambul(내로남불)’ 등의 키워드를 꼽았다.입시문제에 민감한 2030세대인 대학생, 청년층이 정유라 입시 불공정으로 박근혜 정권을 퇴출을 주도했는데 이번에는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문제를 둘러싸고 분노가 촉발돼 내로남불식 자기편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정부여당의 위선을 심판한 것이다.청년실업의 극한상황, IMF 때보다도 살기 어렵다는 민생문제에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LH 직원의 불공정한 땅 투기 의혹으로 표면화된 측면이 있지만 국민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검찰개혁과 추·윤 갈등은 내편챙기기로 인식되었고, 갈등 방치의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윤석열이라는 인물이 나타나 무너진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줬기 때문이다.김해영 민주당 전 의원은 “조국 자녀 입시문제의 특권적 모습을 지적하며, 당 지도부가 조국 한 사람을 수호하기 위해 이렇게 국민들을 갈라치고 갈등을 조장해도 되는 것인가 회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그러나 여당내의 일부 강성파들은 지난 총선에서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의 갈등상황 중에서도 180석 거대여당을 만들어 줬기 때문에 조국 자녀 입시비리가 주요 원인은 아니고 부동산 문제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아무튼 고위공직자의 입시 불공정과 부동산 문제에 대하여 정부여당의 내로남불식 위선적 대응이 청년층을 분노하게 만든 것은 명백해 보인다.어느 사회나 세상을 바꾸는 힘은 청년으로부터 나온다. 청년은 학교 교육을 통해 정의로운 사회를 배웠고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 다양화되는 사회에서 정의 공정, 평등에 대한 공교육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개성이 존중되는 다양화 사회에서 다양한 차이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차별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차별이 위선자들에 의해 편 가르기로 악용되기도 한다. 편 가르기로 진영논리에 빠지면 선악이 불명확해지고 사회정의와 신뢰사회가 훼손된다.공교육에서 사회정의 교육의 핵심은 무엇일까? 첫째는 비판적 사고능력이다. 침묵과 순종보다는 호기심을 갖고 질문과 비판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다양한 관점에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역지사지의 열린 마음을 통해 서로 다른 가치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훈련하는 것이다. 셋째는 인식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천을 경험하는 것이다. 학교와 이웃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 관심을 갖고 돕거나, 불공정 불평등한 일에 대한 활동, 교내외 사회에 대한 관심도를 키우는 것이다.사회 정의가 신뢰사회를 만드는 초석이다. 신뢰가 무너진 사회는 많은 사회적 비용이 수반되고 존속하기도 어렵다. 신뢰사회의 기본 요소인 정의, 공정과 소통, 배려와 존중 등 사회적 가치교육은 학교에서부터 훈련돼야 한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3 16:44

[금강일보] 연일 터져 나온 부동산 이슈 등과 함께 치러진 재보궐 선거가 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바라보는 무주택 서민과 젊은 세대들은 내 집 마련의 꿈조차 포기하는 상황이었는데 개발 관련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부동산 투기행위가 드러나면서 그들의 분노가 이번 선거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우리 사회가 발전하면서 공공에 대한 신뢰가 많이 향상되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개발과 관련된 공공기관 구성원들이 개발정보 사전 인지 등의 특권을 이용한 부당한 재산 증식이 있을 것이란 의구심을 존재했다. LH직원의 개발정보를 이용한 불법 투기에 더해 일부 개발부서 공무원들의 일탈 행위까지 드러나면서 이번 선거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이다.내 주변의 사람 중 일부가 이전부터 하던 말이 있다. “부동산으로 돈 벌고 싶으면 개발부서 공무원이나 관련 공공기관 직원들 이사 가는 곳만 따라다녀라.” 그 말이 요즘 확실하게 와닿는 때가 없었던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내가 속한 단체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최근 6년간 설계용역 수의계약과 건설사업관리용역 경쟁입찰 수주 등의 현황에 대해 분석하게 됐는데 분석 결과는 아주 놀라운 것이었다.설계용역 수의계약 건수 55.4%와 계약금액 69.4%가 전직 LH 직원들을 전관으로 영입한 업체들이 수주한 것이다. 개별 사업의 경우에도 수의계약 사업금액 상위 10개 중 7개를 전관영입 업체가 단독으로 수주했고, 2개 사업은 공동도급으로 수주함으로 1개 사업을 제외한 전체 사업을 LH 전관 영입 업체가 독식했다는 것이다.건설사업관리 경쟁입찰도 건수로는 39.7%, 계약금액으로는 48%를 전관영입업체가 수주한 것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금액으로나 건수의 급격한 증가가 최근 2~3년 이내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부동산 개발 등과 관련해 민간이 하기 힘든 서민의 주거 안정과 공공복리 증진을 담당하기 위해 생겨나고 활동해야 하는 공기업의 직원들이 공공복리 증진이 아닌 땅 투기에 나섰고 퇴직자들은 전관이란 이름으로 관련 업계에 진출해 사업 수주 로비스트로 활동한 것이다. 공기업 구성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개인과 민간기업의 이익을 위한 기관 구성원이 된 것이다.문제는 이런 형태의 공공부문 출신 전관 영입을 통한 사업 수주가 부동산뿐 아니라 거의 모든 부분에 만연해 있다는 것인데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 신뢰를 회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문의 신뢰 향상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이번 기회를 통해 중간관리직 이상의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 출신에 대한 재취업현황을 전수 조사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3 16:44

[금강일보] 충남도와 논산시가 서울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를 논산시로 유치하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14일 24명으로 구성된 ‘충남도 육사 유치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하고 관련 부처 및 지자체, 정치권 등 주요 의사결정권자를 방문해 논산 유치를 설득하는 한편 토론회·포럼 등을 열어 이전의 타당성을 홍보해나갈 방침이다.지난해 7월 정부의 서울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 검토 영향으로 육사 이전 논의가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육사를 유치하기 위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당시 충남 논산시를 비롯해 경기도, 강원 화천군, 경북 상주시 등이 유치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는 경기도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 강원 원주시·화천군, 경북 상주시, 전남 장성군 등 7개 지자체로 늘었다.각 지자체마다 육사 이전의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충남 논산시가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논산과 계룡에는 3군본부와 육군훈련소, 국방대 등이 위치한 대한민국 국방의 중추 지역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인근인 대전엔 국방과학연구소와 항공우주연구원 등 국방 관련 산·학·연 30여 개가 위치해 있다.육사가 논산으로 이전한다면 인접한 국방관련 교육 및 연구시설과 연계해 이전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미 논산으로 이전해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쾌적한 시설에서 연구 효율화를 극대화한 국방대의 경험에서 보듯 육사가 논산으로 이전하면 막대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실제로 현재 육사 생도들은 서울캠퍼스의 훈련장 부족으로 실전 훈련을 위해 전국 각지의 훈련장을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논산으로 오면 인근의 국내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 시설인 육군훈련소를 비롯해 육군부사관한교, 육군항공학교 등 넉넉한 훈련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국방과학연구소와 대덕밸리의 학술연구시설 등과 연계하는 등 국방 관련 산·학·연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이뿐만 아니다. 논산은 지리적으로 수도권은 물론 전국 주요도시와 접근하기 쉽고, 고속도로 및 고속철도와 연결되는 등 교통 여건도 좋다. 경기도 동두천이라 강원 화천군, 전북 장수군, 경북 상주시 등과 비교해 월등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평야와 구릉지가 발달한 지형적 요건도 장점으로 꼽힌다.육사는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 경기도 등 수도권으로의 이전은 효과를 반감시킬 뿐이다. 여러모로 육사 이전의 최적지는 충남 논산이 꼽힌다. 충남도와 논산시는 이런 좋은 조건임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치밀한 전략을 세워 육사 유치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2 19:37

 [금강일보] 새콤달콤한 맛과 상큼한 향기, 풍부한 과즙과 입맛을 사로잡는 붉은색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딸기는 오래 전부터 단순한 음식재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딸기의 심장 모양과 붉은 색 때문에 사랑의 여신인 비너스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유럽에서 딸기는 ‘황후의 과일’이라고 불릴 만큼 귀하게 여겨져 왔다. 딸기가 ‘황후의 과일(Empress’s fruit)’로 불리게 된 것은 아마도 프랑스 나폴레옹 3세의 부인인 유게니 황후가 딸기를 이용한 디저트를 만들며 ‘Empress Strawberries’라 부른 데서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17세기 영국의 작가인 윌리엄 버틀러는 딸기에 대해 다음과 같은 찬사의 말을 써놓았다. ‘의심할 여지없이 신은 분명 더 좋은 것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딸기는 최고의 과일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생과일, 주스, 디저트, 잼, 젤리, 케이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애용되고 있다.딸기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온대기후 지역에 자생하고 있지만 대부분 매우 작고 맛이 없었으며 어떤 종은 붉은 색을 띠지도 않았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딸기는 장미과(Rosaceae)의 일종으로 Fragaria × ananassa라는 학명을 가지고 있다. 학명에 있는 ‘×’는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서로 다른 두 종이 교배된 것을 나타낸다.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Fragaria virginiana는 1624년 프랑스로 가져왔는데 향기가 좋은 수많은 붉은 색 열매가 열렸지만 크기가 작다는 단점이 있었다. 칠레가 원산지인 Fragaria chiloensis는 호두만한 크기의 열매를 맺는 야생종인데 1714년에 프랑스로 가져왔다. 그 후 두 종 모두 유럽 정원에서 널리 재배되었고 약 250년 전인 1750년 두 종간 자연교잡이 이루어졌으며 그 중 어떤 것은 활력도 있고 큰 과실을 생산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Fragaria × ananassa의 조상이 되었다. 딸기에 관한 과학적인 성양식과 체계적인 인공 교배에 대한 연구는 1766년 프랑스 식물학자인 두체스니에 의해 확립되었고 최초의 교배종인 ‘Hudson’이라는 품종이 1780년 미국에서 개발된 이래 본격적인 육종과 재배가 이루어지게 되었다.고대 로마인들은 딸기를 염증, 소화불량, 우울증, 통풍이나 신장결석에 이르는 다양한 질병의 증상을 치료하는 약용으로 사용하였다. 오늘날 밝혀진 딸기에 들어있는 풍부한 영양성분과 기능성 물질들을 보면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딸기 100g에 들어있는 영양성분으로는 식이섬유 2.1g, 비타민C 58mg, B6 24mg, B9 17ug, 안토시아닌 40mg, 폴리페놀 45mg이 있고, 미네랄 종류로는 칼륨 154mg, 인 33mg, 칼슘 29mg, 마그네슘 22mg 등이 있다. 그 밖에 소량으로 B6, K, E 등 비타민과 피세틴, 플라보노이드, 엘라그산, 그라이코사이드 등 기능성 물질, 철, 구리, 망간 등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비타민C는 딸기의 가장 중요한 영양성분으로 면역력 강화와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딸기 6~7개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로 충분한 양을 채울 수 있다. 비타민C와 더불어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과 페놀화합물도 스트레스나 환경오염, 흡연 등으로 우리 몸에 쌓인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식이섬유와 함께 수분이 많아 포만감을 주면서 장운동을 높여주어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칼륨과 안토시아닌은 심장마비 위험을 감소시키고 혈압을 낮추어 준다. 그 밖에 딸기와 관련된 소염, 진통, 항암효과와 치매, 당뇨, 비만, 탈모 등 성인병 예방효과와 관련된 국내외 많은 연구가 있다.20세기 초 일본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딸기가 도입되어 2002년부터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에서 개발된 ‘설향’, ‘매향’ 등의 품종이 지금은 재배면적의 96%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 ‘킹스베리’, ‘하이베리’, ‘비타베리’ 등이 개발되면서 크기와 특성이 다른 새로운 품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더 나아가 기존의 붉은 색 일변도의 딸기 시장에 흰색과 노란색 등 다양한 색상의 딸기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눈을 현혹하고 침샘을 자극하는 더욱 즐거운 고민이 시작될 날이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2 16:46

 김형태 박사[금강일보] ‘명심보감’의 계선(繼善)편에 강태공(姜太公)이 나온다. “착한 일은 마치 목마른 사슴이 물을 구하듯이 하고 나쁜 말은 귀머거리가 된 듯 듣지 마라.”(見善如渴, 聞惡如聾) 이는 선을 실행하기보다 악에 물들기 쉬운 인간의 속성을 경계한 교훈이다.강태공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시간을 기다렸다. 기원전 11세기 은(殷)나라 주(紂)왕은 주지육림(酒池肉林)에 빠져 살았다. 이때 은나라 서쪽 주(周)부락의 문왕은 서서히 힘을 키웠다.그는 은나라를 멸하고 태평시대를 이루겠다는 뜻을 품고 있었다. 그는 어느날 군사들과 함께 웨이허강 북쪽 기슭으로 사냥을 나갔다. 그때 한 노인이 강가에 앉아 문왕과 군사들이 지나가는데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낚시만 하고 있었다. 문왕은 노인 곁으로 가서 말을 걸었다. 성은 강(姜)이고 이름은 상(商)이라고 했다. 문왕 조상인 태공때부터 바라던 사람이란 뜻으로 태공망(太公望)으로도 불린다. 문왕은 태공망과의 대화에서 그가 정치와 병법에 통달하고 있음을 알고 스승으로 모셨다. 태공망은 문왕에게 천하를 다스리는 법부터, 군사력을 운용하는 세부사항까지 자문해 경제발전과 군사력 증가에 기여했다. 그는 원래 가난하여 젊은 시절엔 썩은 고기를 팔다가 가게문을 닫았고 바닷가에서 낚시로 생계를 이어갔다. 그는 72세까지 이런 세상을 탓하지 않고 살았다.강 나루터에 앉아 바늘 없는 낚시질을 하며 물고기가 아닌 때(카이로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묵묵히 병서(兵書)를 읽고 실력을 키우며 미래를 준비해온 기광필원(其光必遠)으로 ‘육도’(六韜)에 나오는 고사다. '육도'는 나라를 다스리는 문도(文韜)와 무도(武韜)를 포함한 6가지 방안을 말한다. ‘기광필원’은 문사(文師)에서 유래한다. “군주의 덕이란 무엇인가?”란 문왕의 질문에 대해 태공망은 “무성한 숲은 넓게 퍼지고/군주의 덕은 말이 없다./희미하지만 그 말은 반드시 멀리까지 미친다”(曼曼綿綿 其聚必山./默默昧昧 其光必遠)라고 대답했다. 묵묵(默默)은 ‘고요하게 입을 다문다’는 뜻이고 매매(昧昧)는 동틀무렵의 새벽시간을 말한다. 묵묵히 새벽부터 열심히 실행에 힘쓰는 모습을 가리킨다. 기광필원(其光必遠)은 멀리 앞을 내다보고 실력을 연마하며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비슷한 뜻으로 ‘광이불휘’(光而不輝)란 말도 있다. B.C 1027년 무왕이 문왕의 뒤를 이었다.그는 태공망을 총사령관으로 삼고 군사 5만 명으로 은나라 주(紂)왕 토벌에 나섰다. 주왕이 달기의 말만 듣고 하늘을 공경할 줄 모르며 포악한 정치로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렸다는 이유를 들었다. 무왕의 군대는 황하를 건너 동쪽 목야(牧野/허난성 기현 남쪽지방)까지 무려 600㎞를 진군했다. 주왕은 70만 대군으로 맞섰지만 그들은 노예나 동이(東夷)에서 잡혀온 포로들이기에 이미 주왕의 학대에 반감을 품고 있었다. 무왕 군대가 공격하자 모두 창끝을 은나라쪽으로 되돌리기에 은나라는 마치 모래성처럼 무너졌고 중국대륙엔 새로 주(周)나라 시대가 열렸다. 태공망 이후 700년이 지나 B.C 3세기가 되었다. 전국시대 유명한 외교관이자 책사(정책보좌역)인 소진은 강태공과 귀공자의 병서를 숙독해 필원(必遠)을 구현했다.그는 처음부터 제(齊), 초(楚)나라 등 6국이 연합해 진(秦)에 맞서는 합종을 주장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진나라 혜문왕에게 진나라 중심으로 연횡을 건의하고 그 세부전략을 10번이나 올렸으나 묵살되었다. 결국 고향인 낙양으로 돌아갔으나 가족들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는 실력 부족을 깨닫고 강태공의 ‘음부경(陰符経)’을 찾아내 1년 동안 끊임없이 읽었다. 밤에 졸리면 송곳으로 허벅지를 찔러 피가 날때까지 병서를 탐독했다. 그리고 귀공자의 ‘췌정마의’(揣精摩意/정세를 헤아리는 군주 설득법)를 읽어 그 이치를 깨달았다.B.C 334~284년 연(燕)나라 문후부터 한(漢)나라 소후 등 6국의 제후들을 만나 합종책을 역설했다. 합종책은 당시 강대해진 진(秦)나라에 대해 6개국이 연합해 대항하자는 것이었다. 중앙의 ‘한’, ‘위’, ‘조’를 중심으로 동쪽의 ‘제’와 북쪽의 ‘연’, 남쪽의 ‘초’에 이르는 남북이 종(縱)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소진은 위나라의 가난한 집 선비였으나 실력을 연마해 천하정치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2 16:46

 정예성 미래철도연구원장[금강일보]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이 노래를 모르는 대전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대전 부르스’라는 대중가요다. 이 노래에 얽힌 사연은 매우 놀랍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어떤 놀라운 것들이 숨어있는지 이번 기회에 알아보기로 하자.거슬러 올라가면, 원래 호남선 철도는 서울에서 목포까지 경부선 철도가 아닌 별도의 노선으로 계획됐다. 1896년 프랑스가 호남선 철도부설권을 요구하자 고종황제는 호남선만큼은 자력으로 철도를 부설하고자 했고 1898년 6월 의정부 회의(閣議)에서 이를 결정, 노선 이름도 경목철도(京木鐵道)라고 정했다.호남선이 아니라 경목선이 될 뻔한 사연이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이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호남선의 분기역은 대전역이 되지 못했을 것이고 호남선 철도는 홍성이나 공주를 거쳐 갔을 것이다. 그랬다면 오늘날 대전시 모습은 좀 달라져 있지 않을까 싶다. 그 후 여러 우여곡절 끝에 일제가 호남철도 부설권을 가져갔고 경비절감 등을 이유로 호남선 철도의 분기점을 천안역이나 조치원역이 아닌 대전역에서 분기하는 것으로 결정하기에 이른다. 완전히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호남선의 대전역 분기’라는 이 결정이 대전시가 오늘날 이렇게 발전하게 된 기폭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1905년에 경부선 철도가 개통된 이후 대전역을 중심으로 근대적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할 즈음인 1911년 11월 7일, 드디어 호남선 1단계 공사였던 대전~연산 구간이 개통돼 호남선 철도 시대가 시작됐다. 당시에는 대전을 출발해 두계역을 지나면 다음 역이 연산역이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대전역이나 가수원역, 흑석리역은 그 후에 추가된 역들이다. 심지어 대전시에서 호남선 최남단 역이라 할 수 있는 원정역은 6·25전쟁이 지난 1955년에야 개통됐다.1913년 5월 15일에는 목포역이 영업을 개시했으나 정읍~송정리(현재의 광주송정역) 구간이 미개통이었으며 1914년 1월 11일에 이 구간의 공사가 완공돼 호남선 전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서울~목포 직통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목포행 완행열차는 이때야 비로소 등장한 것이다.당시 서울에서 출발한 호남선 열차는 대전역에서 목포 방면으로 가려면 방향을 바꿔야하기 때문에 기관차를 돌려 붙여야 했다. 그 시간이 약 10분가량 소요된 것으로 서울역에서 밤 8시 45분에 출발한 열차가 대전역에 다음날 0시 40분에 도착해 기관차를 뒤로 돌려 붙인 다음 다시 출발하는 시각이 바로 ‘0시 50분’이었다. 옛 노랫말에 나오는 ‘대전발 0시 50분 목포행 완행열차’는 실제로 존재했던 열차였다. 이 노래는 대전역 플랫폼에서 이별을 하는 남녀의 애타는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 이 노래의 작사가는 한때 열차승무원으로 일했다는 설(說)이 있는 최치수라는 사람인데 당시에 목포에 출장을 가던 중 그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아 즉각 가사를 썼다고 전해진다.서울로 돌아 온 그는 이 가사를 작곡가 김부해에게 전했고 김부해는 이 곡을 단 세시간 만에 작곡했다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정말로 명곡은 영감과 영감이 더해져야 탄생하나 보다. 훗날 이 노래는 ‘대전 부르스’란 제목으로 1956년 가수 안정애 씨가 부르며 공전의 히트를 했는데 나중에 제목이 바뀌어 지금은 ‘대전 블루스’로 더 알려져 있다. 그후 1980년대 최고의 가수였던 조용필이 이 곡을 재취입해 부르면서 전국에 이 곡을 다시 알리게 됐고 이후 가수 김수희 등 여러 가수들이 이 곡을 리메이크해서 불렀으리 만큼 전 국민들의 애창곡이 됐다. 대전역 명물인 가락국수도 이렇게 탄생했다.목포행 완행열차가 대전에서 기관차를 뒤에 붙이기 위해 10분을 정차하는 동안 대전역 플랫폼에서는 시원한 멸치 육수로 국물을 낸 가락국수를 먹는 승객들로 붐볐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전역 광장에 있던 노래비(碑)도 사라졌고 대전역 플랫폼의 가락국수도 더 이상 맛볼 수가 없다. 물론 목포행 완행열차도 없어진 지 오래다. ‘추억은 추억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고 누가 말했던가? 얼마 전에 출시된 ‘대전부르스’라는 막걸리도 있던데 대전역에 얽힌 추억이 있다면 오늘 저녁에는 막걸리 한 잔 하면서 옛 추억에 젖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2 16:46

시험 보고 있는 학생들[금강일보] 대한민국은 국내 총생산이 10위권 국가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헐벗고 굶주리는 국민이 없게 만들었다.수출액도 세계 7위에 매겨져 있는 경쟁력 있는 국가이다.우리는 참으로 대단한 나라이다. 지구상 최빈국 중 하나로 분류됐던 나라가 불과 50여 년 만에 세계 10위권 경제 국가가 됐으니 이를 부정할 사람은 없다. 참으로 대단한 나라임이 분명하다.그런데 안타까운 일이 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삶의 질이 개선돼 윤택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민의식이 아직 경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평가를 받고 있다.우리가 경제 수준에 비해 의식 수준이 떨어진다고 지적받고 있는 부분은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소수자 또는 약자로 살아가기란 절대 쉽지 않다.차별과 혐오가 곳곳에 존재하다 보니 나와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혐오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이 땅에 소수자로 또는 약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당해보지 않으면 잘 모른다.소수자와 약자도 인간답게 당당히 권리를 누리며 차별받지 않고,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살아가는 사회가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이다. 인권은 누구나 존귀하다는 의식이 출발점이다.그래서 어릴 때부터 남을 배려하고, 특히 사회적 약자를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의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또한, 민주사회의 민주시민으로 스스로 주권을 누리며 살아가야 함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학생인권조례가 필요한 이유이다. 2021년 현재 서울시, 광주시, 전북도, 경기도, 충남도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 지역 대전시, 세종시, 충북도는 아직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지 않았다.몇 차례 시도가 있었지만, 극단주의자들이 공청회부터 조직적으로 방해를 하는 바람에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제대로 공론화해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이런 분위기 속에 교육 당국도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런 소극적 상황이 이어지며 우리 지역 학생들의 인권은 차일피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물질적 풍요만 누리면 누군가 짓밟혀도 상관없고, 나와 다른 사람은 혐오해도 된다는 의식을 학생들이 갖게 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일이 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이다. 충남도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정했다. 대전시, 세종시, 충북도의 학생인권조례 제정도 서둘러야 한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1 16:04

[금강일보] 매일 등교하던 큰손자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격주로 등교한다.작년에는 우리 부부와 사돈네가 번갈아 가며 손자들을 돌봤는데 올해엔 사정이 달라졌다.익산에 사는 안사돈이 폐암 수술 후 요양 중인 바깥사돈을 돌보셔야 하기 때문이다.침묵의 장기인 폐는 자각증세가 없어 병인 줄 알고 나면 말기인 경우가 많은데 초기에 발견해 방사선 치료 없이 수술을 마쳤으니 정말 다행이다.일찍 발견해 치료했으니 수명이 한참이나 연장됐다고 생각하시라고 위로해 드렸다.손자가 집에서 온라인 학습을 하는 주간에는 아침 6시에 일어나 세종에서 대전 아들네로 갔다가 저녁식사를 함께한 뒤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한다.대전에 가지 않는 주말엔 텃밭에 나가 밀린 봄맞이 농사일을 한다.아내는 한국전쟁 직후 춘천에서 방앗간집 딸로 태어나 보리밥을 먹어보지 않고 자란 도시인이다. 그런데도 작물이나 꽃을 심고 가꾸는 데 남다른 취미와 재주기 있다.변산반도 깡촌에서 시꺼먼 꽁보리밥을 먹으며 거름지게를 지고 살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은커녕 도리질을 하는 나와 다르다.농사일에 대한 아내의 동경 때문에 비탈에 자리한 100여 평의 묵정밭을 월세로 빌린 게 작년 봄이다.자갈밭을 손바닥에 못이 박히도록 괭이질 하고 퇴비를 넣어 탐스럽게 키운 옥수수를 긴 장마로 망쳐버린 작년의 아쉬움이 커, 이번엔 작물을 대폭 줄이고 꽃을 많이 심었다. 해바라기와 백일홍 씨를 잔뜩 뿌리며 둘러보니 도라지와 작약의 새싹이 쑥쑥 올라오고 있다.아들네가 사는 아파트 화단엔 아름드리 벚꽃이 활짝 피어 눈발처럼 흩날린다.그 사이로 살구꽃과 라일락, 앵두꽃이 어울려 봄날의 화사한 햇볕을 만끽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평화롭다.그 아름다움에 취해 천천히 화단 곁을 걷다 보면 예쁘고 앙증맞은 제비꽃이 보인다.산비탈에 작고 연약한 모습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과 달리, 누군가 일부러 가꿨는지 한쪽 화단을 가득 채운 제비꽃이 수를 놓은 비단처럼 곱다.손자와 함께 쪼그려 앉아 찬찬히 뜯어보니 잎새가 길쭉한 여느 제비꽃과 달리 곰취 모양의 둥근 잎새가 풍성하다.맞은편 아파트의 뒤란 그늘에도 무리 지어 자라는 걸 보니 재래종은 아닌 듯해 사진을 찍어 확인해 봤다.잎새는 사진으로 보는 금강제비꽃과 비슷하지만, 친구들이 종지나물이라고 해 다시 찾아보고 대조해 보니 그랬다.교류가 드문 금강산이나 갑산 등 이북에서 왔다기보다는, 활발히 오가는 아메리카에서 전해진 미국 제비꽃인 종지나물일 확률이 아주 높아 보였다.제비꽃은 이름 그대로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삼월 삼짇날 무렵에 피고, 꽃 모양이 하늘을 나는 날렵한 제비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색깔은 대체로 보라색이 많지만, 흰색과 노란색 등 다양해 60여 종이 우리나라에서 자란다. 무엇보다 정겹고 반가운 건 내 생일인 삼월 삼짇날 무렵에 핀다는 점이다.제비꽃의 원래 이름은 오랑캐꽃이었는데, 해방 뒤 한국식물분류학회에서 오랑캐꽃이란 이름이 예쁜 꽃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논란을 벌인 끝에 제비꽃으로 바꾸었단다.월북 시인 이용악이 일제강점기에 발표한 ‘오랑캐꽃’이란 시가 요즘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다.이용악이나 백석의 시를 공책에 일일이 필사해 숨겨두고 읽었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든다.이용악은 ‘오랑캐꽃’이란 시의 앞머리에 그 이름의 유래를 밝혔다.꽃의 뒷모양이 머리채를 길게 땋아 드리운 북쪽 오랑캐 여진족의 변발을 닮았다 해서 붙인 이름이라 한다.이용악은 고려시대 윤관 장군에게 쫓겨 삶의 터전을 빼앗겼던 여진족의 가여운 모습과 일제에 쫓겨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만주로 유랑하는 처지로 전락한 우리 민족의 아픔을 동일시하며 ‘오랑캐꽃’에 깊은 연민의 정을 드러냈다. 제비꽃은 땅에 바짝 붙어 가늘게 꽃을 피우는 작은 꽃이기에 ‘앉은뱅이꽃’이라 불리기도 한다.장애인을 비하하는 어감이 있어 널리 쓰이진 않지만 사회적 약자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볼 수도 있다.이용악이 ‘오랑캐꽃’을 빌어 안타까워하던 우리 민족의 현실은 이제 놀랄 만큼 변했다.대외적으로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제비꽃은 여전히 소외된 사회적 약자나 주류문화와 다른 삶을 힘겹게 살아가는 문화적 약자를 상징한다.이들이 선진국 시민답게 차별당하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제비처럼 힘차게 날아가길, 작은 제비꽃을 보며 간절히 소망한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1 15:04

[금강일보] 길 가던 선비가 농사일을 하는 농부를 보고 ‘나는 군자요, 너는 소인이다.’라 할 수 있겠는가? 직장에서 ‘상급자는 군자요, 하급자는 소인이다.’라 할 수 있겠는가?▲ 군자와 소인, 어떻게 구분하는가?군자와 소인은 사회적 신분이나 계급, 빈(貧)·부(富)와 같은 외면적 차이에 의해 구분되어지는 것이 아니다.선비, 농부, 상급자, 하급자라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보통 “소인배야”라 할 때 그 대상은 기자면 기자끼리, 교수면 교수끼리, 국회의원이면 국회의원끼리 같은 수준의 사람끼리 내 뱉는 말이지, 국회의원이 환경미화원에게 "소인배야"라고 하지 않는다.이와 같이 군자와 소인의 구분은 같은 인간으로 놓고 보았을 때 구분되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외면적인 면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적인 면을 보고 군자냐 소인이냐로 구분되어 지는 것이다.공자께서는 ‘중용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군자요, 반중용(反中庸)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소인이니라.’ 하셨다.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용의 가치관으로 사는 삶, 즉 군자다운 삶인가? 옛 성현의 말씀에서 그 답을 찾아보기로 한다.▲ 군자의 성품, '~하면서 ~하다'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인 공자의 성품을 이렇게 표현하였다.‘선생님께서는 온화하면서도 엄격하시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으시며, 예의가 바르면서도 까다롭지 않으시다.’ 군자가 되려면 공자의 성품처럼 대립적으로 보이는 가치를 포용하고 병존할 수 있는 성품이 되어야 한다.다시 말해 온화함이나 엄격함 어느 하나만의 성품만 지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온화함과 대립되는 엄격함을 함께 지니는 성품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그래서 참으로 온화한 자는 참으로 엄격할 수 있어야 하고 참으로 엄격한 자는 참으로 온화할 수 있어야 한다.엄격해야 할 때는 엄격한 모습을, 온화해야 할 때는 온화한 모습을 지녀야 한다.한마디로 언제나 ~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 ~하면서도 ~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중용의 성품을 지닌 군자의 성품이 아니겠는가?장점의 덕목, 지나치면 결점이다.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넘치면 오히려 반대되는 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마련이다.예를 들면, 지나치게 청렴결백하면 오히려 인색한 모습으로 보이게 되고, 지나치게 인자하면 오히려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보이게 되고, 지나치게 강직하면 오히려 과격한 모습으로 보이게 되고, 지나치게 시시비비를 가리면 오히려 각박한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아무리 좋은 장점의 덕목도 지나치게 편벽(偏僻)되면 오히려 결점으로 나타나게 된다.그러므로 장점의 덕목이라도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더욱이 남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장점의 덕목도 지나침이 없도록 해야 원만한 대인관계나 처세가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다.검소하게 살아야 한다. 그러나 지나쳐서 누추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화려함은 좋으나 그것이 지나쳐서 사치스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그래서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아야 한다.’(儉而不陋 華而不侈) 했다. 무엇이든지 지나치지 않는 중용, 이것이 군자의 덕목이 아니겠는가.▲ 군자의 모습, 삼변해야 한다공자의 제자인 자하는 ‘군자는 세 가지 모습으로 변해야 한다.’ 했다.이것을 군자3변(君子三變)이라고 한다. 첫 번째 변화는 멀리서 보면 엄숙한 모습 즉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이고, 두 번째 변화는 그러나 가까이 대하면 온화한 모습 즉 다정다감한 모습이고, 세 번째 변화는 말을 하였을 때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스피치이어야 한다.그러니까 군자의 모습은 한 모습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다정다감한 모습, 스피치 능력 등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중용의 모습, 이것이 군자의 모습이 아니겠느냐.▲ 군자의 성정, 이성과 감성의 조화다군자의 성정(性情)은 이성과 감정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성정이 지나치게 이성적이면 인간미나 정감이 없어 남에게 친근감이나 감동을 주지 못한다.이와 반대로 너무 감성적이면 현실성이 떨어져 현실 세계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그러므로 사람의 성정은 이성과 감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이것이 중용의 성정이요, 군자의 성정이라 하겠다. 옛 선비들은 경서(經書)를 통해 이성을 기르고 시(詩), 악(樂) 등을 통해 감성을 길러 이성과 감성을 겸비한 군자가 되는 데 힘썼다.▲ 그렇다. 공자의 군자론(君子論)대로 중용의 사고(思考)와 가치관으로 세상사를 바라보며 처신한다면 군자요, 그렇지 않으면 소인이라 하겠다.나는 군자인가? 소인인가?<인문학교육연구소장>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1 15:04

[금강일보] 영화 ‘굿윌헌팅’의 보스턴 빈민가 출신 윌 헌팅은 명문 MIT 대학의 청소부다. 그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타고난 천재성과 방대한 독서로 다방면의 지식을 폭넓게 소유하고 있다.어느 날 MIT대학 수학과의 램보 교수는 복도 칠판에 극소수의 천재들만이 풀 수 있는 ‘푸리에 이론’을 적어놓고 학생들에게 풀어보도록 한다. 며칠 후 누군가가 그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 놓는다.램보 교수는 또 다른 어려운 문제를 칠판에 적어 놓고 퇴근하던 어느 날 칠판에 무언가를 쓰고 있는 청소부를 발견하고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소리친다.청소부는 램보 교수에게 욕을 하며 도망치는데 칠판을 들여다본 그는 완벽한 풀이에 다시 한번 놀란다.램보 교수는 그를 찾아 나섰지만 그 무렵 윌은 경찰관 폭행죄로 감옥에 갇혔다. 윌은 몇 년 전부터 폭행죄, 차량 절도죄, 경관 사칭죄, 상해죄, 체포 불응죄 등으로 여러 번 기소된 전과가 있는 평범치 않은 청년이다.그의 천재성을 아깝게 여긴 램보 교수는 재판장을 설득해 두 가지 조건을 걸고 윌을 석방시킨다.조건은 윌이 매주 램보 교수를 만나 수학 토론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윌이 심리치료를 받고 그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다.윌은 수학은 좋지만 심리치료는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감옥보다는 낫다고 판단해 제안을 받아들인다.램보 교수는 유명한 심리상담사를 동원해 윌을 치료해보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윌이 자신을 치료하게 될 심리치료사의 책을 미리 읽고 와서 그들을 조롱하고 공격했기 때문이다.상담사들 역시 “저런 미치광이한테 내줄 시간은 없네. 완전히 돌았어”라며 치료를 거부하기에 이른다. 그런 윌에게 램보 교수는 대학 동창이었던 ‘숀’을 소개하고 마침내 윌과 숀은 첫 만남을 갖게 된다.윌은 숀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자극해 첫 만남은 서로 흥분한 상태로 끝난다.다음 만남에서 숀은 윌에게 책에서 읽은 지식으로 함부로 남의 인생을 평가하고 난도질하기 전에 우선 자기가 누구인지 스스로 말하도록 제안한다.윌은 어린 시절 입양과 파양이 다섯 번이나 반복됐고 양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해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이 그의 삶을 잠식했다.입양될 때마다 부모의 사랑을 기대했을 윌은 사랑은커녕 학대받기 일쑤였고 결국엔 양육을 포기해버렸다. 이런 반복적인 상처는 사람과 세상을 불신하게 됐고 적개심과 증오심까지 품게 됐다.윌은 거절당하거나 버림받기 전에 자기가 먼저 상대방을 공격하며 관계를 끊어버리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다.자신의 천재성을 썩히면서 세상을 적대시했던 것,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던 것,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려 하면 도망쳤던 윌의 행동은 과연 윌만의 탓이었을까?숀은 상처 많은 윌을 따뜻하게 수용해주고 사랑해주지 않았던 세상 탓이라는 것을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진심어린 말로 윌의 마음을 다독인다.“네 잘못이 아니야”어쩌면 요즘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닐까.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11 15:04

사진=연합[금강일보] 문재인정부 들어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이른바 ‘쪼개기 아르바이트’가 성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던 코로나19 예방접종 관련 인력 충원 사업을 희망근로사업으로 전환하면서 빚어지고 있는 일이다.이달부터 75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실시되면서 전국 지자체가 이를 지원할 인력 채용에 나섰다. 대전 자치구 중 최근 유성구 에방접종센터가 문을 연 데 이어 서구 등 다른 자치구들도 순차적으로 접종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이 사업은 지자체가 질병관리청의 요청에 따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자치구별로 별도 인력 채용 준비에 나섰고 대전 일부 자치구는 공고 게시만을 남겨둔 상태다. 특히 대전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고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접종을 서둘러야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행정안전부는 최근 질병청을 대신해 인력 채용을 희망근로사업으로 진행하고 필요한 재원은 국비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각 지자체에 전했다. 정부가 공공근로 형태의 방역 관련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재원부족에 허덕이는 지방자치단체들로서는 중앙정부가 지자체를 대신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인력 채용에 필요한 재원을 직접 지원하겠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다.하지만 정부의 속뜻은 다른 데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제한한 것이다. 현재 대전 각 자치구가 준비 중인 대부분의 희망근로사업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도록 돼 있었으나 정부가 4시간으로 제한하면서 한 사업으로 두 명을 고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쪼개기 알바 식으로 인력을 더 채용해 희망근로사업 실적을 올리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통해 실업률 수치를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자 하는 얄팍한 의도도 엿보인다.이른바 쪼개기 알바는 그렇잖아도 불안한 노동여건과 주휴수당, 퇴직금도 받지 못하는 등으로 논란거리로 등장한 지 오래다. 최저임금 상승에 맞물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생존을 위해 활용하고 있지만 변칙 고용이라는 지적 때문에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방지법 발의까지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이런 상황에서 이를 억제해야 할 정부가 이를 조장하는 식의 희망근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니 아연실색이다. 꼼수를 통해 정부추진사업 실적을 높이고 실업률이 낮아졌다고 생색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한심스럽다. 정부는 이를 재고해야 한다. 차제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근로사업의 전면적인 점검과 함께 개선책 마련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08 19:18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2020년은 ‘코로나19의 해’였다. 상상도 못 했던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이 전 세계에서 휘몰아쳤다. 모든 이슈를 코로나19가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신규 확진자 규모에 일희일비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그런데 이 와중에서도 잊히지 않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수도권 인구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었다는 뉴스가 나온 거다. ‘어떻게 이런 일이, 그것도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계승·발전시키겠다던 문재인정부에서 일어났을까’ 눈과 귀를 의심했지만 사실이었다.2019년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주민등록인구)는 5184만 9861명인데 수도권에 2592만 5799명(50.002%)이 산다. 수도권 인구밀집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세종시, 혁신도시 등)에 따른 공공기관 이전이 가시화 된 2000년대 초·중반 잠시 주춤했지만 보수정권 10년간 균형발전 정책이 사실상 폐기되고 수도권 규제의 빗장이 풀리면서 2016년 이후 수도권 인구 비중이 다시 상승했다. 올 3월 기준 전제 인구는 5170만 5905명으로 줄었지만 수도권 인구는 2600만 782명으로 더 늘어 비중은 50.3%까지 올랐다.통계청의 인구 추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1970년 인구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져 50년 뒤 200만 명 수준까지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수도권 과밀화는 결국 지방 소멸을 의미한다. 특히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 상황에 직면한 현실에서 지방 소멸 위기는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자연 감소했는데 수도권 인구 비중은 50%를 넘겼으니 비수도권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이 같은 결과에 대해선 문재인정부와 여당에 화살을 돌릴 수밖에 없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한 게 없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컸다. 적어도 비수도권 입장에선 그렇다. 문 대통령은 균형발전과 더불어 지방·자치분권의 중요성도 설파해왔던 터라 그 기대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기대감은 청와대의 지방분권 개헌안이 국회에서 무참히 짓밟힌 이후 추진동력을 상실했다. 비슷한 시점에서 수도권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추가 이전하는 ‘혁신도시 시즌2’ 추진도 공론화됐지만 감감무소식이다. 21대 국회 들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포함한 국가균형발전 정책 추진’을 언급했지만 아직까진 공허한 메아리다. 현 국회 체제가 2024년 5월까진 유지되니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유지한다면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불리한 형국이다.청와대는 한국판 뉴딜의 일환인 지역균형 뉴딜을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정국에서도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지만 어림없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정부는 혁신도시, 대규모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규제자유특구 선정, 지역밀착형 생활SOC 확충, 재정분권,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 등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힘있게 추진해왔다. 지역균형 뉴딜은 지금까지 추진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더욱 힘을 불어넣고, 질을 높여줄 것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어림없어 보인다.국가균형발전의 당위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지 않고선 ‘백약이 무효’라는 게 그간의 경험칙인데 지역균형 뉴딜은 이명박정부의 지역발전전략과 판박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골고루 예산을 퍼주는 형식이다. 비수도권은 정부가 주는 지역개발 예산으로 당장 숨통을 조금 틜 수 있을지 몰라도 수도권과의 격차를 줄이진 못 한다. 강력하게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지 않고선 기형적인 불균형발전을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다.문재인정권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공정’(公正)의 가치를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 똑같이 세금을 내는데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다르다면 이 얼마나 불공정한 처사인가. 수도권에 사는 기득권을 가진 이들에게 영혼까지 탈탈 털렸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힘을 내주길 바란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패했더라도 말이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08 19:15

[금강일보]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2019년 7월 16일부터 시행돼 1년 6개월여 기간이 지났다. 회사에서 괴롭힘 관련 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업장은 큰 혼란이 야기된다. 대외적인 이미지 실추뿐 아니라 괴롭힘 가해자, 피해자 상호 간 감정이 매듭 지어지기도 어렵다. 중간관리자, 고충처리위원, 인사노무담당자 등 괴롭힘 관련 상담·조사자의 자세를 알아본다.첫째, 상담자는 가해자·피해자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먼저 상담자가 상대방에게 피드백할 경우 사소한 오해 없이 전달하는 것이 직장내 괴롭힘 상담자 역할이다. 상담자의 말은 명확해야 하고 분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말을 정성스럽게 하다 보면 자신의 말이 들리게 된다. 적극적인 경청이라 할 수 있다. 피해자나 가해자의 사소한 오해를 줄일 수도 있다.둘째, 상담·조사자는 괴롭힘 피해자, 가해자, 이해관계인과의 면담 시 발생하는 대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써 말의 청각·시각적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 상담 과정에서 상대방이 침묵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의 시선·눈빛·표정·자세·제스처 등 비언어적 메시지를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소한 무언의 의사표시에 같이 동참하기만 해도 효과는 있다. 또한 상대방이 주저리주저리 너저분하게 끊임없이 이야기할 경우 상담자는 말의 핵심에 대한 요약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전달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메라비언(Mehrabian) 법칙에 의하면,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언어가 7%, 청각이 38%, 시각이 55%에 이른다고 한다. 반면에 말을 할 때 목소리나 태도 등 비언어적 메시지가 93%나 된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상담자는 평소 회사 구성원의 성격이나 특성 등 잘 보이지 않는 것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셋째, 상담자의 불완전성을 인정해야 한다. 자신의 주관적인 경험과 생각에 머무르고 갇혀있기 때문이다. 상담자 자신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 때 보다 공정할 수 있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때로는 상담자가 시기적절하게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했음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이를 위해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에 대한 맞춤형 매뉴얼을 만들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노동부의 매뉴얼은 참고할 만하다.넷째, 누구나 그 마음에는 5세 소아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상담자는 이를 고려해 언제나 평정해야 한다. 때로는 냉정함을 잃고 흥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경계해야 한다. 안정을 찾고 상담에 임하는 것이 좋다.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분쟁이 발생하면 대외적인 이미지 실추, 업무상 큰 손실이 따라온다. 가장 큰 큰 손실은 분쟁 매듭이 잘 지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누구나 피해·가해자로 오인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구성원 상호 간 예의범절을 지켜 화해와 용서의 문화가 자리매김 하길 바란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08 19:15

[금강일보] ‘백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극락왕생 할 날을 찾고 있다 전해라. 백오십에 저 세상에서 또 데리러 오거든 나는 이미 극락세계 와있다고 전해라….’몇 해 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노래의 가사다. 가수 이애란이 부른 ‘백세인생’으로 건강하게 일생을 살다 잘 마무리하자는 내용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위안과 용기를 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죽음. 두려움이 없는 죽음도, 슬프지 않은 죽음도 없다. 굳이 유명한 철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탄생과 죽음은 인간의 본질이다.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지난해 기준 약 82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한다. 2025년엔 20%를 넘겨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이고 일본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빠른 고령화 사회 속도에 따른 죽음의 순간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자신의 생을 보다 뜻깊게 보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지향하는 ‘웰빙’, 건강하고 자연스럽게 아름다움을 유지하며 잘 늙어가는 ‘웰에이징’,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웰다잉’ 등 사람답게 살면서 늙고 생을 마무리하는 이상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한다.죽음은 개인의 삶에서 세상과 영원히 이별하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마지막 여정에 이르는 길이 자아와는 관계없이 타인의 의지나 의료인의 면피성 의무감으로 결정된다면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없다. 인간으로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려면 생전에 연명치료를 할지 말지, 장례는 어떻게 치러야 할지, 매장과 화장 등 자신의 죽음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죽음이 산 자의 몫으로 남겨지고 슬픔에 잠긴 가족에게 갈등과 경제적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선진국에 비해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도 2018년 2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따른 법’과 ‘연명 의료결정 제도’를 법률로 정해 시행하고 있다. 대전 대덕구를 포함해 전국 20여 자치단체도 조례를 통해 죽음에 대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이러한 것들은 삶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많은 것들 중 작은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삶과 죽음이 독립된 실체가 아닌 상호의존적 관계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개인에게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하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죽음에 대해 터놓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는 데 큰 의의를 갖는다.현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해 주는 기관은 전국 300여 곳에 달한다. 우리 지역에는 대덕구보건소를 비롯해 충남대학교병원, 성모병원, 건강관리공단, 대전웰다잉연구소 등이 있다. 아직은 무의미할 수 있는 연명치료 중단을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하려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생을 마무리하는 이상적인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삶의 마지막, 아름다운 죽음맞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화사한 봄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4월에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아름다운 삶과 아름다운 죽음맞이(웰다잉)에 대해 각자의 통찰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08 19:15

사진=연합[금강일보] 최근 들어 대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하루에 10명 미만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이달 들어 두 배 이상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의 긴급 대처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요구된다.대전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일주일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일주일간 대전지역 확진자는 모두 173명으로 하루 평균 24.7명꼴이다.특히 지난 6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61명이나 발생했다. 이는 지난 1월 24일 IM선교회 사태 관련 확진자 120명 이후 일 최다 확진 기록이다. 게다가 IM선교회 관련 확진자는 특정 종교시설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나온 것이지만 이번의 경우는 학원과 학교, 교회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방역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확진자의 발생지역이나 연령 분포도 다양해 사실상 전 지역 누구나 감염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확진자를 보면 식당과 감성주점 관련 확진자들은 20~30대의 젊은층이었고, 교회 관련 확진자는 40~70대 중장년층, 보습학원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10대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대전에서 이와 같이 확진자가 급증한 것은 무엇보다 시민들의 개인 방역관리가 크게 이완됐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장기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피로감이 쌓이면서 이를 탈출하려는 욕구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대전시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1.5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늘부터 식당과 카페,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은 밤 10시 이후 운영이 중단된다. 최근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학교의 경우도 밀집도가 제한되고, 학원은 밤 10시 이후 운영이 금지된다. 종교시설은 좌석수의 20% 이내로 제한된다.코로나사태 이후 침체일로를 걷던 경기가 영업제한조치 해제 이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보였지만 사태가 악화되면서 다시 영업제한에 들어간 점은 아쉬운 일이다. 학원과 학교, 교회 등에서 대량 확진자가 발생하고 n차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선 당국의 방역강화 조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요구된다. 매번 강조하는 말이지만 개인방역수칙을 준수하는 한편 만남과 외출을 스스로 자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려하고 있는 4차 대유행 단계로 들어서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더 큰 시련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민관이 하나가 되어 긴장의 고삐를 단단히 조여야 한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07 19:21

[금강일보 김현호 기자] 최근 막냇동생이 취업을 하며 약 37년에 걸친 어머니의 길고긴 뒷바라지 역사가 끝났다. 모든 가족(과 시중은행)이 동원해 막냇동생의 교육에 집중한 결과 녀석은 제법 좋은 회사에 취업했고 어머니는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단 마음에 크게 들뜨셨다. 코로나19로 전세계적인 취업난 속에서도 밥그릇을 챙길 수 있게 된 막내에게 최근 축하의 말을 전하면서 쓰디쓴 사회생활은 어떤지 물었다. 답변은 조금 놀라웠다.“입사 동기가 8명이나 되는데 한 명이 되게 버릇이 없다. 자신에게 업무적인 것이나 행동거지를 지적하는 상사를 꼰대라고 하는데 이해가 안 간다. 조금 멀리해야 회사 생활하는 데 좋을 것 같다.”경험상 당연히 회사에 얼른 도움이 돼야 한다는 조급함이나 선배의 눈칫밥 등이 어려움이라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러면서 막내녀석은 과오 등을 지적하는 상대방을 꼰대라고 지칭하고 기성세대와의 소통을 아예 차단하는 이를 역꼰대라고 알려줬다.생각해보니 주변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 외제차를 산 친구는 어디를 가든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하는 걸 좋아하는데 언제 한 번은 회사 후배와 출장을 가게 됐다. 차가 없는 후배를 위해 직접 후배의 집 앞까지 모시러 갔고 후배는 조수석이 아닌 뒷자리에 앉았단다. 어이가 없어서 “상사가 운전할 땐 조수석에 앉는 게 예의”라고 했는데 며칠 뒤 친구녀석은 회사에서 꼰대라고 소문났다. 한 커뮤니티에서 인사를 하지 않는 신입사원에게 “상사를 보면 먼저 인사를 하는 게 좋다”라고 조언하자 신입사원은 “인사는 아무나 먼저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말 하는 게 꼰대같다”라고 답했단다. 댓글은 가관이었다. 인사를 먼저 제안한 이를 두고 꼰대냐, 아니냐로 싸움이 난 것이다.어렸을 때 어머니는 “어른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고, 옛말에 ‘어른 말 틀린 거 하나 없다’고 했다. 어른도 틀리는 경우가 있어 무조건 옳다고 할 순 없지만 생각해보면 꼰대라고 불리는 이들의 말을 들으면 나중에 옳았다란 걸 느끼는 일이 절대 적잖다. 하지만 어느 개그맨이 세상을 풍자하기 위해 희화한 명언, 이를 테면 ‘티끌 모아 티끌’,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참을 인 세 번이면 호구’ 등을 삶의 진정한 이정표로 여기는 젊은 세대가 있는 세상이고 조언하는 이를 꼰대라 칭하는 역꼰대들이 만연한 요즘이다. 이들의 눈치를 보며 사회생활을 하는 어른은 역꼰대에게 단순 친목도모 목적으로라도 쉽사리 술 한 잔 하자는 말을 꺼내기도 힘들어졌다. 말만 하면 라떼라고 하고 꼰대라고 하고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세상이 그렇게 요구하는 분위기다. 이해는 서로 해야 한다. 한쪽만 하는 이해는 이해가 아니라 참는 것에 불과하다.무성의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는 조언도 문제지만 어떠한 말도 듣지 않으려 하고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싸가지 없는 걸 쿨한 척하는 이들도 문제다. 하지만 여유를 갖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조언으로 포장해 자기 자랑만 늘여놓고 충고라는 명목으로 잔소리를 하진 않는지, 누군가의 조언을 오지랖이라 생각하고 아무 것도 듣지 않으려 하면서 상대방을 꼰대라고 단정해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으려는지.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07 16:36

[금강일보] 최근 기자들이 나에게 많은 의견을 물어온다. 비록 경제학자는 아니나 30여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실물경기에 몸담으며 나름의 견해를 갖추고 있어서인 것 같다. 경험과 체험의 결과물은 경제학자도 알지 못하는 지식인 것만은 확실하다.그런 필자가 볼 때 작금의 자영업자들은 지자체와 정치인들이 내놓을 정책만을 고대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소비가 침체된 데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크나큰 매출 피해가 가중돼서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보듬을 대안을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저 인기몰이에 치우쳐 실효성 없는 정책만 즐비할 뿐이다.일례로 산업자원통산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해온 전통시장을 위한 비대면 배달앱 운영시스템도 마찬가지다. 15~18%에 이르는 배달 수수료는 결국 배달업체만 이익을 챙겨가게끔 하고 대면 판매를 위축시킨다. 대전형 지역화폐 ‘온통대전’ 혜택을 더욱 강화해 대면 매출을 늘려야 하는 시점인데도 말이다. 백신 접종의 한계성, 중앙정부 차원의 일시적인 재난지원금도 자영업자들을 암울하게 한다.근원적 해결책을 제안해본다. 첫째, 금융권 돌려막기 연체자들의 신용회복을 위한 납기 유예 연장. 둘째, 임대료 정부지원 50%. 셋째, 부동산 정상화. 넷째, 소비 지출 극대화를 위한 전국상점가 사단법인화 운영. 다섯째, 내수 증진을 위한 민관합동 특별경제구역 지정. 여섯째, 김영란법 등 소비에 불합리한 법 폐지 일곱째, 생활물가 통제 강화를 통한 원자재값 폭등 방지 등이다. 이것들만 정책화하여도 자영업 경기는 난국을 헤쳐갈 수 있다.정책당국은 자영업자들의 피 끓는 애환을 주목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은 일부 경제주체가 아닌 부가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흘러들게 하는 분배의 혈관이기 때문이다. 자영업 경기가 정상 작동되지 않으면 제조업의 실직자들에 대한 고용 흡수도 가로막히고 자영업 도소매를 거래사로 두고 있는 중소기업도 타격을 입게 된다. 그런데도 기업을 살려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반면 자영업은 스스로 생존해야 할 존재로 여겨진다. 이러한 인식만 바뀌어도 600만 자영업자들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기자들에게 바라는 것 또한 하나의 정책에 관한 명암이 아닌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한 큰 시야를 토대로 언론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우리 국민은 지난 1960년대 새마을운동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그만큼 훌륭한 국민성을 바탕으로 2021년도 또한 대대적인 소비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돈이 돌고 도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골목상권 자영업자들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지원금도 취지에 맞게 합당하게 쓰인다면 2~3배의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혁신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정책도 재점검해야 한다.지난 30여 년간 실물경기에 몸담아온 필자는 정부와 지자체에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며 모든 시민에게 희망이 솟기를 원했다. 하지만 요즘만큼 절망스러운 적은 없다. 끝나지 않은 영업제한으로 인해 도무지 소비 회복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다. 8일부턴 대전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돼 식당·카페·유흥시설·노래연습장·실내체육시설 등의 밤 10시 이후 운영이 금지된다.모쪼록 골목상권의 활성화돼야 지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달라. 자영업을 살리는 것은 일부 개인만을 돕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슴 깊이 이해해 달라. 조속히 소비 회복을 위한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감염 확산을 막는 것도 좋으나 영업제한으로 피해를 가중시키고 또다시 국민 혈세로 지원금을 투입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훌륭한 행정이라고 할 수 없다. 장사를 할 수 있게, 골목상권에 시민들의 귀중한 소비가 흘러들 수 있게 합리적인 정책이 펼쳐 달라. 필자의 넋두리가 넋두리로만 머물지 않게 희망이 찾아왔으면 한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민들을 믿어본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07 16:36

[금강일보]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세 가지는‘의식주(衣食住)’이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지만, 그 중 집은 인간의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인간은 추위와 더위 등 자연적 기후변화와 사나운 맹수 등의 공격을 피해 동굴이나 바위틈에서 살게 된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집을 짓고 살아왔다. 집은 단순히 몸을 피할 수 있는 기능을 넘어 부의 상징 또는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20세기 초 집의 개념은 ‘사람이 사는 집’에서 ‘더 많은 사람이 사는 집’으로 바뀌었다.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는 주상복합아파트의 효시인 ‘유니테 다비타시옹(Unite d’Habitation)’건물을 설계했다. 이 건물은 강력한 필로티로 떠받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로서 지중해 연안에 정박한 대형 여객선을 연상시킨다. 이 구조물은 아파트로 340여 가구가 살 수 있었는데, 규모는 길이 137m, 너비 20m, 높이는 61m였다.우리나라에서도 20세기 중반부터 아파트가 등장했다. 초기에는 국민의 주거 안정을 우선시하여 질보다는 양을 늘리는 공급 위주의 주택정책을 폈다. 그 당시 아파트는 따뜻하고 시원한 기능적 부분을 강화하여 앞쪽에는 발코니, 뒤쪽에는 부엌 창과 현관문이 달린 직육면체 모양의 판상형 아파트 위주로 디자인하고 건축해 왔다.이후, 2009년 9월부터 서울시의 아파트 디자인 정책 등의 변화로 아파트의 새 바람이 일어났다. 그동안 획일적인 모양의 ‘성냥갑 아파트’는 이제 발붙일 곳이 없어졌다.이는 수요자가 이전 아파트보다 더 쾌적하고 아름다운 아파트, 차별화된 디자인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아파트 입면이 평면구조, 발코니 위치 등의 변화를 통해 특색 있게 개선되고, 비주거용 건물에 주로 적용되는 커튼월 또는 커튼월-룩 공법 등이 아파트에도 적용되고 있다.인근 세종시는 2013년부터 생활권에 따라 설계 공모로 우수한 디자인을 도입하여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인천 송도지구도 경관상세계획을 세워 아파트 주동의 다양성을 부여하고 가로공간과 연계성을 강조한 아파트를 짓고 있다.이와 달리, 대전시는 1990년대 초에 개발된 신도시의 경우 경제성과 공급에 주안점을 두다 보니 단순·반복적인 배치로 획일적·폐쇄적인 경관을 조성하였다. 그리고 최근 개발 중인 신도시도 평면의 구성은 다소 변화가 있지만 단조롭고 유사한 입면 디자인으로 아파트 단지별 차별화된 아름다운 경관을 표출하지 못하고 있다.이에 과거와는 달리 대전시는 금년 3월 1일부터 아파트 등 입면에 대한 디자인을 개선하여 지역 특성과 환경을 고려한 주거공간 조성을 주 내용으로 '아파트 입면 디자인 특화 심의 기준'을 마련하여 운영 중이다.이 기준은 경관위원회와 건축위원회 심의대상 중 5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및준주택, 특히, 원도심 등에 재개발, 재건축 등 사업에 따라 건립되는 공동주택에도 적용이 된다.세부내용을 보면 배치 및 외부 공간 차별화를 위해 주통경축 30m 이상 1곳 이상, 부통경축 10m 이상 1곳 이상을 확보하는 등의 기준을 정했다. 또한 결절부 입면 디자인 개선을 위해 발코니 깊이, 건축재료, 평면 계획을 이용한 다양한 입면 기준을 정하였다. 특히 주거동 입면 디자인 연출을 위해 입면 녹화, 저층부 특화, 경관조명 표출 등의 기준을 제시하였다.도시의 경관은 ‘그 도시의 얼굴’이자‘그 도시의 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관이 협력하여 경제성에만 치우치지 않는 도시의 경관을 먼저 생각하는 고민과 노력으로 차별화되고 매력적인 도시 조성을 통해 도시경쟁력 제고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대전시에서 시행하는 ‘아파트 등 입면 디자인 특화 심의 가이드라인’은 아파트 마다 독특한 테마와 이미지를 부여하고 도시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하여 대전만의 도시브랜드 창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오피니언 | 태한프레스(thpress) | 2021-04-07 16:36